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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쉽진 않아도(조각모음 005, 5일차 5%)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아버지는 책을 한 권 사서 내 방에 넣어두셨다. 막노동꾼 출신으로 N수 끝에 서울대 수석합격했다는 경험담이 담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제목의 책이다. 어쩌면 자기 자식에게 동기부여를 시키기 위한 수단이셨겠지만, 나로서는 공부에 흥미가 없었고 성적은 대학시절까지 제자리 걸음이었다. 나는 아직 공부에 몰두한 경험이 적은 대신, 글로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능숙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경험과 지적 호기심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 벽을 넘어야 한다는 걸 실감하려면 백마디 허언보다는 한번의 실천이 낫겠지. 지금은 어쩌면 가장 공부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내일부터는 이 블로그를 통해 내가 오늘 하루 배운 것에 관한 리뷰를 써볼까 한다. 일종의 정리가 될 것.. 2022. 10. 4.
오늘 날, 당신은 어떻게 실존하는가(조각모음 004, 4일차 4%) 때로는 보는 것만으로도, 그것들이 우리 곁에 존재한다고 느낀다. 어벤져스는 영화 속에 있지만, 한동안 어느 소년에겐 전부일지도 모른다. 이 피상적인 감상을 부정하는 순간이 온다. 인터넷 은어로 현실 자각 타임이라고 부르는 순간들 말이다. 이때 데미안의 구절처럼 알을 깨고 나오는 세계가 아주 얄팍한 화면 속 산물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은,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으로서 내가 주인공으로 존재할 수도 있는 곳이다. 트위터를 통해 단문적인 생각들을, 인스타그램에서 일부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나 자신을 표출해내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컨텐츠들은 우리를 표현하는 일종의 축약판이자 모음집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다 더 심층적이고 인상깊게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 2022. 10. 3.
위대하지 않아도 의미있는 나날들(조각모음 003, 3일차 3%) 예전의 나는, 무언가 대단해져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는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어 남에게 으스대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내가 하루하루 써나가는 이 습관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의미를 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한 게 아닐까. 사람이 무언가 이름을 알리고 꼭 위대해져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일상의 무료함과 불안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나름 잘 살고 있다고, 아직 괜찮다고, 그저 주변에게 좋은 사람이면 된다고. 나는 품이 작은 사람으로도 만족하려고 한다. 2022. 10. 2.
모임을 통해 발견하는 나(조각모음 002, 2일차 2%) 어제부터 시간을 내어 셰릴 스트레이드의 실화바탕 하이킹이야기가 담긴 와일드라는 영화를 오늘까지 다 보았다. 영화가 끝나자 나는 서둘러 2호선을 타고 낙성대로 향했다. 이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이러한 모임을 통해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사실 나는 나이가 많음에도 여전히 사람이 낯설다. 스스로에게 친화적이 되려고 해보면서도 아직 서투른 게 많다. 특히 사람들을 내 멋대로 판단하지는 않은가 싶어서 매우 조심스럽다. 하지만 오늘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눌수록 잊어버린 나의 사회적 특성이 깨어나는 기분이 들어서 약간씩 상기되고는 한다. 돌아가는 길에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상상해보고 대입해본다. 나는 항상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2022. 10. 1.